사업을 하다 보면 인허가 문제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인허가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절차가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그런 인허가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입니다.
같은 인허가를 두고도 누구는 "구청에 가니 금방 해 주던데요"라고 하고, 누구는 몇 달째 제자리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인허가가 막히는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은행·통신사처럼 국가 단위의 큰 인허가가 아니라, 사업하면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영업 관련 인허가입니다.
인허가가 안 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인허가 제도를 몰라서 생기는 대표적인 예가 연예기획사 등록입니다. 연예기획사 등록도 사업을 하려면 갖춰야 하는 인허가입니다. 얼마 전 여러 연예인의 기획사가 문제가 됐을 때, 세금 문제와 함께 «연예기획사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등록하지 않는다고 세금을 덜 내는 것도 아니어서 얻을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인허가를 갖추지 않은 이유는 대부분 단순합니다. 그런 인허가 제도가 있는지 몰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허가가 안 나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인허가가 있는지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가장 흔합니다.
세무만 보는 입장에서는 인허가가 업무 범위 밖이라, 고객의 인허가 누락을 냉정하게 말하면 잘못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잘못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세무사가 행정사를 함께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위의 연예기획사처럼 관련 인허가 법이 있는지도 모른 채 일이 진행되거나,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먼저 움직였다가 문제가 생깁니다.
저도 처음 개업할 때 업무용 오피스텔에서 시작했는데, 중개사분들이 "여기서 세무사 사무실 인허가가 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이고, 업무시설에서 세무사 사무실을 하는 것만큼 용도에 맞는 쓰임도 드뭅니다. 그런데도 확답을 얻기 어려웠습니다. 계약 전에 규정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담당 공무원이 잘 몰라서 인허가가 막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것은 무능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동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키면 잘 만들어 나옵니다. 그런데 전가복을 시키면 주방장이 당황할 것입니다. 메뉴판에 없을 수도 있고, 있더라도 만들어 본 적이 없거나 재료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인허가 업무도 같습니다. 자기 임기 중에 한 번 할까 말까 하고, 전임자는 한 번도 다루지 않고 떠난 업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 겪은 사례입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바이오벤처가 창업했고, 제조업 허가, 즉 공장 인허가가 필요했습니다. 바이오벤처는 대량 생산 전까지는 소량만 다루기 때문에 큰 공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규정상으로도 창업보육시설은 하수 등 큰 문제가 없으면 공장 허가를 내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서울에서는 구로·성동처럼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공장 인허가를 내 본 공무원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해당 구청 담당자 말로는 마지막 공장 허가가 십몇 년 전이었고, 그때 담당자는 이미 퇴직했다고 했습니다. 내부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잘못 처리했다가 징계받는 것 아닌가"를 걱정하게 되니, 인허가 판단이 보수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입장을 바꿔 보면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
영업허가보다는 건축허가에서 많이 생기는 유형입니다. 집 앞에 높은 건물이 올라오면 이웃은 일조권 피해와 공사 소음을 겪으니 짓지 않기를 바라고, 건축주는 짓기를 바랍니다.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이럴 때 행정은 대체로 다수의 반대 민원이 예상되는 쪽에 무게를 두고 허가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자체장을 선거로 뽑는 지방자치단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가장 극단적으로 본 사례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명문대학교 뒷산입니다. 그곳에 땅을 사서 집을 지으려던 분이 건축허가를 냈지만 구청이 불허했고, 법에 맞는데 왜 불허하느냐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까지 가서 승소했습니다. 그런데도 10년 넘게 허가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구청장이 바뀌고 정당이 바뀌어도 민원이 예상되니 그대로였습니다.
반대 민원이 심한 건축허가·인허가는 솔직히 법만으로 풀리는 문제가 아니어서, 인허가가 안 나는 세 유형 중 가장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영업 인허가는 담당 실무자 선에서 처리되는 일입니다. 수백억 원대 건축허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게 큰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름 있는 고위 관료 출신이 정말로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실제로는 전화하겠다는 말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뭔가 큰일이 있나" 싶어 오히려 더 보수적으로 나옵니다. 권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막힌 인허가를 풀어 가는 첫걸음은 관련 규정을 정확히 읽고, 내 사업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원점에서 짚어 볼 수 있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입니다. 변호사든 행정사든, 누구냐보다 그 일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특히 민원인의 규정 미확인은 임대차 계약 전에, 드문 공장 인허가는 담당 부서와 이야기하기 전에 인허가 규정을 먼저 정리해 두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반대 민원이 걸린 건축허가처럼 법 바깥의 사정이 얽힌 경우에는 누가 맡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알고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세무사와 행정사를 함께 하는 사무소로서, 사업 계획 단계에서 어떤 인허가가 필요한지부터 확인하고, 요건과 순서를 정리하는 자문부터 신청 대리까지 행정사 자격으로 직접 진행합니다. 인허가에 재무 요건이 얽혀 있다면 세무 쪽 정합도 함께 봅니다. 인허가 결과 자체는 관할 행정기관이 판단하므로, 저희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규정에 맞게 정확히 준비하는 것까지입니다.
자세한 업무 범위는 각종 인허가 서비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